국제 우주협력의 여러가지 트렌드
우주개발에서 국제협력은 필수입니다. 웬만한 나라가 아니라면 유지하기 힘든 수준의 자본과 인력 그리고 기술의 지속적 투입이 요구되는 것이 우주개발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우주예산과 선진적 기술력을 보유한 미국도 허덕이는 수준입니다. 미국이 국제우주정거장(ISS)을 정치 군사적 라이벌인 러시아를 비롯해 일본, 캐나다, 유럽우주국 등과 공동으로 운영하는 이유 중 하나도 자국의 경제적 기술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입니다. 같은 이유로 미국은 달 주변을 도는 유인기지 '루나 게이트웨이'의 건설을 이들 나라들과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국제 우주와 우리나라
뒤는게나마 우주개발에 뛰어든 한국은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에 인공위성과 발사체를 비롯해 우주개발의 주요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하지만 인력과 예산의 부족과 같은 고질적인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고, 그 결과는 우주기술의 개발도 빠르게 진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어쩌면 한국의 시장 규모에서는 해결이 쉽지 않은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국제협력의 강화를 통해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시도해보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군인들의 행군처럼, 함께하면 혼자일 때보다 더 멀리 갈 수 있습니다.
우주개발, 변화의 등장
우주개발을 위해나 국제협력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우선 관련된 상황을 확인해야 합니다. 상황을 정확히 알아야 올바른 전략을 수립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1991년 12월 소련의 붕괴 이후 세계 우주개발은 미국의 주도로 30여 년간 별 탈 없이 진행되었습니다. 우주개발을 위한 국제협력도 마찬가지였습니다. ISS는 지상에서의 정치 군사적 갈등과 무관하게 안정적이고 평화롭게 운영되며 인류의 과학 발전을 이끄는 상징이 되었습니다. 유엔 산하 우주 관련 기구들도 냉전시대에 만들어진 규제의 틀안에서 커다란 변화 없이 상황을 관리하며 수십 년을 보내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이러한 판을 흔드는 변화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첫 번째는 재사용 발사체의 등장입니다. 스페이스X의 재사용 발사체 개발은 세계 발사체 시장을 뒤흔들었습니다. 스페이스X는 경쟁사들이 제시하는 가격의 절반 이하 수준에 발사 서비스를 제공하며 이미 세계 발사체 시장에 60% 이상을 점유했습니다. 전 세계에 많은 정부와 기업들이 재사용 발사체 개발에 뛰어들고 있고, 이는 향후 발사 가격의 추가적 하락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두 번째는 인공위성의 소형화 첨단화입니다. 기술의 발전으로 고성능 인공위성을 작고 합리적 가격에 제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었습니다. 거기에 발사 가격도 떨어지다보니 인공위성을 발사하려는 수요가 급증했습니다. 그 결과 장부, 군 그리고 민간 우주산업의 더 빠른 성장을 견인하는 촉진제가 되고 있습니다.
미국 vs 중국 + 러시아
우주개발과 관련한 국제협력이 가장 큰 변화를 일으킨 것은 중국의 부상입니다. 미국은 중국의 성장을 견재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서 미국은 다양한 우주개발 협력 프레임워크에 중국이 참여하지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2011년 미 의회를 통과한 '울프 수정안(Wolg Amendment)로 이 법안은 미국항공우주국(NASA)을 비롯해 미국 정부의 자금으로 운영되는 우주 관련 단체가 중국 정부 및 관련 기관과 직접적인 협력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우주기술이 중국으로 넘어갈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입법입니다. 또 미국은 중국으로 넘어간 우주기술이 군사적으로 이용될 확률이 높다는 우려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주개발과 관련한 국제협력의 틀을 뒤흔드는 또 하나의 사건이 올해 발생했으니 바로 러&#의 우@라*나 침공입니다. 침공에 대한 책임을 물어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러#아에 대한 대대적인 제재를 가했고, 그 결과 러#아는 다양한 우주협력 국제 프레임워크에서 강제 퇴출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제재로 국제 우주협력에서 퇴출된 중국과 러#아는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어 대응하고 있습니다. 냉전이 종식된 후에 30여 년 만에 다시 '미국 vs 중국과 러#아'라는 대결구도가 만들어진 것입니다.
새로운 협력체계의 생성
이러한 양강 구도는 새로운 우주협력체계의 탄생으로 이어졌습니다. 미국은 2020년 10월 아르테미스 협정을 출범시켰고, 인공위성 요격 실험 금지를 2022년 4월에 선언하며 미국 중심의 새로운 우주 질서와 규칙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에는 동맹인 영국을 통해 유엔에서 '우주에서의 책임 있는 활동'을 논의하는 워킹그룹의 첫 회의를 개최했습니다. 이 회의는 앞으로 정기적으로 열리며 이를 통해 변화된 우주환경에 적합한 우주 관련국제법의 신설 또는 개정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중국과 러#아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아르테미스 협정에 대응하는 성격으로 중국과 러#아는 2021년 3월 달 표면에 유인기지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공동 추진하기로 합의했고, 관련된 양해각서(MOU)에 서명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현재 이 프로젝트의 본격적 추진을 위한 합의서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있었습니다. ISS와의 경쟁을 위해서 중국이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건설하고 있는 텐궁 우주정거장도 중국이 주도하는 우주개발 국제 협력체계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과 러#아는 '우주에서의 책임 있는 활동'과 관련한 협력체계도 2008년 출범시켰습니다. '우주에 무기 배치, 우주 물체에 대한 위협 또는 무력 사용 방지(PPWT)'라는 이 조약은 우주공간의 무장화를 방지하기 위한 중국과 러$아의 생각을 기초로 만들어진 국제협력 프레임입니다. 미국과 서방 중요 국가들이 조인하지 않아서 조약의 함이 크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다양한 국제 프로젝트를 지렛대 삼아서 PPWT의 가입국을 늘리려 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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