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를 며칠 앞두고 영하 50도까지 떨어지면서 북미 대륙을 덮치고 있는 기록적인 한파의 원인이 되고 있는 '극소용돌이'가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미국을 위협한 극소용돌이
최근 북극에서 내려온 차갑고 건조한 대기가 미국을 덮치면서 체감온도가 시카고 영하 53도, 테네시주 멤피스 영하 54도 등으로 급격히 하락하고 있습니다.
이번의 한파는 강한 눈보라까지 동반하면서 크리스마스에서 신년까지 이어지는 연말연초 여행성수기를 목전에 두고서 항공편이 수천편이나 결항하는 등 여행 대란이 벌이지고 있습니다.
겨울에 강해지는 북극 극소용돌이
미국에 이와 같은 강력한 한파가 닥친 가장 큰 이유는 북극 주변을 맴돌고 있는 차갑고 건조한 공기 덩어리인 '극소용돌이'가 미국 대륙까지 내려왔기 때문입니다. 북극 극소용돌이는 겨울철에 가장 강력해집니다.
일반적으로 극소용돌이는 정상적인 조건에서 대류권 상층부에서 부는 강한 편서풍인 제트기류에 갇혀서 남하하지 못하고 북극 주변에 머물게 됩니다. 하지만 제트기류가 약해져서 아래로 늘어지면서 이를 따라서 극소용돌이가 경로를 이탈하고 남하하면서 미 대륙까지 범위가 넓어지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북극에 있어야 되는 극소용돌이의 남하 속도가 계속 빨라지면서 이 소용돌이에 노출된 지역은 짧은 시간 안에 기온이 수십도까지 떨어지게 됩니다.
시카고와 멤피스가 이러한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궤도를 이탈한 극소용돌이가 제자리로 돌아가서 안정을 찾을 때까지 이와 같은 이상 기후는 계속될 전망입니다. 전문가들은 최대 수 주 동안 계속될 수도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급격한 기후 변화에 대한 과학자들의 의견 불일치
과학자들은 이러한 현상이 일어난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기후 온난화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가정만 있으며, 일부 과학자는 북극 온난화로 제트기류가 약해진 탓이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북극의 온난화와 제트기류 사이의 상관 관계를 발견하기 어렵다는 과학자들도 있습니다. 영국의 엑서터 대학의 연구진들은 2020년 네이처 기후변화 저널에 실린 논문에 1990~2000년대에 관측된 차가운 극단과 제트기류 파형 등 기후 관련 측정값의 단기 추세가 지난 10년 동안 일정하지는 않았다고 알렸습니다. 이 주장은 북극의 기온 상승이 제트기류에 영향을 주었다는 주장을 약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리고 또 다른 과학자는 열대 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제트기류와 극소용돌이를 교란하는 북극 기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가설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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